들어가며
올해의 절반을 보내고 왔다. 반쯤 지나갔으니 묻어뒀던 올해 초 계획을 점검해 봐야 하는데 반도 못 채웠을 것이 훤하다. 우선, 하고싶었던 것과는 꽤 벗어난 일을 많이 해서 그렇다 변명하겠다. 인터랙티브하고 상호작용이 많은 기능들을 다루고 싶었는데 이것저것 테스크를 끌어오다 보니 업무에 너무 치중했다. 해야만 하는 일을 하다 보니 심취해서 앞만 보고 달린 게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예상치도 못한 영역에서 꽤나 배울 수 있었다. 재택에서 출근하게 된 것도 큰 변화였다. 온라인으로 소통에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오프라인으로 보는 게 소통의 빈도나 질적인 면이 훨씬 좋아지니 프로젝트에 욕심도 많이 생겨서 과분하게 일을 끌어다 왔다.
어떻게 했지
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지만 이겨내보겠다는 욕심에 내 앞으로 끌어다 놓은 테스크가 여럿 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어떻게 그걸 다 해냈나 싶다. 내 능력 밖의 문제라는 생각,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 꽤 했었는데 진짜 어떻게 했는지 큰 탈 없이 다 해쳐왔다. 특히 앱에 pg를 통한 결제 연동을 진행할 때는 하루하루 식은땀 흘리면서 보냈던 기억이 난다. 어쨌든 기간 내 잘 해냈고 그 외 작업들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.
이쯤 되면 내 능력을 믿지 못한다거나 막연히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두려움을 크게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. 처음 하는 것일 뿐 평소보다 공부만 더 하면 해낼 수 있는데 스스로 난이도를 높여 피로감만 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.
메타인지
얼마 전 회의에서 일정을 맞추기 위해 메타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. 내가 어느 정도 역량을 가졌고 얼마큼의 기간이면 이 정도 테스크는 처리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었다. 언제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일정 맞추기가 늘 도전적인 과제임은 알고 있지만 이는 개발자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했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생각한다. 기한에 신뢰를 주고 인원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구성원 각각의 메타인지는 분명 중요하다.
첫 스프린트 당시 그 '메타인지'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몸으로 깨달았다. 데드라인 이틀 전부터 부랴부랴 어떻게든 쳐내려고 막차시간까지 달려야 했으니까. 그래도 몇 번의 스프린트를 지나보니 아주 조금 감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. 몇 개월 했다고 감을 논하는 것도 웃기는 얘기지만 이런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서 발전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.
마치며
계획대로 못했다는 말의 핑계가 길었다. 계획해둔 일, 해야 하는 일, 커리어를 위한 일, 재미를 위한 일 등등 우선순위 없이 산만하게 일을 흩어놓았던 게 문제인 듯한데, 만 나이로 나이도 한 살 어려졌으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다가가면 어떨까 싶다. 어수선한 환경도 어느 정도 정리했고 적응 기간도 꽤 가졌으니 남은 핑계 카드는 없다. 하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충분한 경험을 얻기 위해 꽤나 노력해야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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